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인슐린은 원래 혈중에 있는 당분을 세포 안으로 넣어주는 신호의 역할을 하는 호르몬입니다. 그런데 너무 연속적으로 정제 당분류를 많이 섭취하게 되면 인슐린이 과작용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인슐린이 세포에 작용하는 기능이 무뎌지면서 혈액에서 세포안으로 당분을 제대로 넣어 주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는 것입니다.



원인으로는 너무 많은 설탕류 등의 정제탄수화물을 장기간 먹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인슐린 저항성은 그 자체가 질병이 아니라 당뇨와 고지혈증, 혈압, 심혈관질환, 비만과 같은 대사증후군 질환군들의 근본 원인이 된다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인슐린 저항성은 단지 대사증후군 관련 질병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인슐린 수용체는 체내의 거의 모든 세포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은 훨씬 더 다양한 질환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인슐린은 기본적으로 작은 것을 큰것으로 바꿔서 저장하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지방을 저장시키고 키우기도 하고, 근육을 키우기도 합니다.



임신과 태아 성장 역시 대표적인 성장 영역이기에 인슐린은 이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인슐린은 태반을 키우고, 유방 조직을 발달시키며, 모체의 지방 저장성을 높혀 힘겨운 출산 과정에서 사용할 충분한 에너지원을 저장하게 합니다.

이를 위해서 임신을 하면 여성의 지방 조직내 인슐린 수용체가 증가하며 출산 후에는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즉, 임신은 자연적인 인슐린 저항성 상태이며, 이는 나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용한 예외적 경우입니다. 



임신 말기가 되면 임신 초기에 비해 인슐린 민감성이 절반으로 떨어집니다. 이를 의도적 인슐린 저항성 또는 생리적 인슐린 저항성 (Physiological insulin resistance) 라 부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태반과 같은 조직의 성장을 유도하며 태아의 성장과 발달을 자극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연스러운 인슐린 저항성도 균형이 깨지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한 예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1. 임신성 당뇨병



임신부가 인슐린 저항성을 갖게 되면서 인슐린이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할 만큼 충분하게 나오지 않을때 발생합니다. 포도당 조절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병적이냐 정상이냐를 가름합니다.





안타깝게도 임신성 당뇨병이 발병하면 후에 2형 당뇨 발병률이 7배나 높아진다고 합니다.





2. 산후 태아



태아가 체중이 정상보다 많거나 반대로 저체중으로 태어나게 되면 이후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1) 임신시 인슐린 저항성이 심한 경우 체중이 무거운 태아가 태어납니다. 이런 아기들은 10대부터 비만이 되고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풍부한 영양 환경에서 태어났으므로 충분히 예측 가능합니다.



2) 반대로 임신시 기아를 경험하면 어떨까요. 2차 대전 네덜란드 기근 연구에서 밝힌 내용으로, 임신 초기에 기근을 겪은 경험으로 태아가 태어나면 출생시의 체중과는 상관 없이 성장하면서 더 빠른 속도로 비만과 대사증후군이 옵니다. 보상 경향을 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3. 사춘기



임신 뿐만 아니라, 빨리 크는 사춘기 역시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사춘기와 인슐린과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호르몬인 렙틴을 이해해야 합니다.

렙틴은 지방에서 분비되어 배부르다라는 신호를 줍니다. 그런데 렙틴은 이런 일 이외에도 다른 많은 일을 합니다. 



그 중 하나로 신체가 성적으로 발달하는데 필요한 체지방이 충분히 있다는 신호를 뇌에 알리는 일입니다. 렙틴은 뇌에서 사춘기의 신호를 알리는 성호르몬 분비 촉진 호르몬 GnRH 생성을 늘려 사춘기가 진행되게 합니다.



아래는 렙틴이 뇌의 시상하부에서 GnRH를 분비시키게 하고 이 신호를 받은 뇌하수체가 FSH, LH 를 분비하게 하여 이차 성징이 오는 테스토스테론을 분비하게 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인슐린 레벨이 높아지면 지방세포의 렙틴의 생성을 자극하고, 렙틴은 이러한 사춘기 신호를 주기 때문에 사춘기에 인슐린이 높아진다면 이차 성

징의 신호는 강해집니다.





실제로 비만과 성조숙증 사이의 관계는 정량화가 가능할 정도로 매우 명확합니다. 2~8세의 아동이 BMI 수치가 1 씩 증가할때마다 사춘기의 시작은 1개월씩 빨라집니다. 즉, 이 연령대의 여아가 BMI 가 5 증가한다면, 사춘기의 시작은 정상적 체중 아이들보다 반년 빨라지고 이후 키를 크게 하는 성장판 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성조숙증의 원인으로 유사 여성호르몬인 환경호르몬이 대표적이지만, 인슐린 저항성과 과다한 인슐린 레벨 역시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저체중으로 태어나면 남들보다 급격히 인슐린저항성이 온다고 했습니다. 즉, 이런 경우 성조숙증이 와서 사춘기가 빨리 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출생시 체중은 정상이었으나, 사춘기 이전에 아동 영양 부족을 겪는다면 반대로 인슐린 수치가 낮고 체지방이 낮아, 불충분한 렙틴으로 인해 사춘기의 신호가 지연되어 사춘기가 천천히 옵니다.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엄격한 식이 조절을 하는 어린 여성 체조 선수들에게 사춘기가 지연되고 유방이 덜 발달하는 것을 잘 볼 수 있습니다.



인슐린저항성은 이처럼 단순한 대사 증후군 뿐만 아니라 임신과 태아에게 해로운 여러 질병들을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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